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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퇴근길
예술의전당 근처였던 남부터미널역이라 그런지
몇몇분이 큰 악기를 가지고 있는게 보였다
단연 눈에 띄는건 하얀색 첼로 케이스
여리여리한 여성분인 첼리스트가
사람들이 지나갈때마다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무거운 첼로를 여기저기 움직였고
큰 부피를 움직이는 모습이 조금 버거워보였다.
그러다 손가락이 쓸렸는지
아픈표정과 함께 자신의 손가락을 쓰다듬었다.
손가락 끝마디가 빨갛게 부어있었다.
예전에 기타를 배우던 때
악기의 현을 누르는 그 고통은
생각보다 더 아팠기에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앉아있던 어르신도 안쓰러웠는지
빈자리에 앉으라며 손짓을했지만
그 첼리스트는 웃으면서 손사래를 짓고는
계속해서 서서 갔다.
이 모든 장면에서
왠지모를 복잡한 감정들이 몰려왔다.
겸손, 따듯, 훈훈, 열정
첼리스트의 행동에서 보이는 본성과 겸손함
연습의 결과물인 손마디의 아픔과 열정
그모습에 나는 자문했다.
아직도 저런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열정의 발현과 집중의 부산물인
스트레스가 있어도 주위에 겸손할 수 있는지
다시한번 나를 고민하게 해준
스쳐가는 첼리스트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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